조금 슬픈 주식 이야기
중학교 친구가 있었습니다.
쭉 친하게 지내다가 제가 일본에 건너와서도 가끔 연락하면서 인연은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전 까지는 평범하게 연락하면서 지냈네요.
이 친구는 주식을 굉장히 열심히 했었습니다. 저는 그 때 아무 관심도 없는지라 그냥 맞장구만 치는 수준이었네요.
십여년 전에, 이 친구가 홍콩 주식 얘기를 하면서 급등주가 상한가 쳤을 때 매도해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자랑을 했었습니다. 저는 그저 부러웠지만 저하고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니 하고 넘겼습니다. 그렇게 그는 부자의 길을 가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한 8-9년쯤 전에, 일본 저희 집에 놀러와서 비싼 히비키를 한 병 사들고 와서 같이 마셨습니다. 전 술도 잘 몰라서 그게 얼마나 비싼 건줄 몰랐습니다. 그렇게 그는 여유가 넘쳤지만 어릴 때 친구라 그냥 똑같이 놀고 지냈습니다.
점점 연락은 뜸해지고, 한국에 가서도 한두번 보긴 했지만 어느샌가 예전의 그런 여유는 없어 보였습니다. 이직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점점 연락이 뜸해집니다. 코로나 시대가 와서 아예 못 보게 되고 거의 연락이 끊기게 됩니다.
그러다 갑자기 전화가 와서, 자x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저는 너무 경황이 없어서 그냥 듣고만 있었습니다. 어떤 말도 위로나 공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코로나 끝나면 꼭 보자는 말만 했습니다.
어느덧 코로나는 끝나고 저는 친구에게 연락을 해 꼭 보자고 했습니다. 친구는 시간이 되면 보자는 말은 했지만 출장이 잦아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그렇게 결국 만나지는 못하고 시간이 또 흘렀습니다.
그의 카톡은 어느샌가 삭제처리가 돼 있었습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저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가 살아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트럼프 2기 취임과 같이 주식을 시작했습니다.
시류를 잘 타서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냥 주식을 하다 보면 그 친구 생각이 납니다.
몇달 전에 혼자 등산하면서도 그 친구 생각을 했습니다.
내 계좌 까서 자랑하고 싶다고. 나 이렇게 했다고. 다른 사람 앞에서는 할 수 없는 얘기를요.
주식과 히비키를 보면 가끔 슬퍼집니다.
아마 가능성은 낮지만, 그가 행복하게 살아있기를 바랍니다.
주식 투자하는 분들에게도, 제발 잃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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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조심해서, 알아서 눈치껏, 빚투 같은짓은 하지말고, 대황스피 이런 개소리에 유혹 당하지도 말고..자칫하면 마포대교행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