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거주지 문제로 부모님과 의견 불일치
대학교 졸업을 바라보는 학년이 되니 슬슬 제 미래 거주지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어쩔 수 없이 바쁘게 살다보니 매니아도 거의 못 들어왔네요.
이제 슬슬 한국으로 귀환할지, 여기 일본에 남을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일본에 남을 경우 이미 취직은 해결된 상황이라 크게 걱정할 것이 없죠. 저도 당분간은 여기서 살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부모님의 바람은 매우 달랐네요. 어떻게든 한국으로 돌아오시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당신들은 박사과정도 미국에서 하시고 미국에서도 상당한 시간을 보냈으면서 왜 저는 이렇게 돌아오라고 하시는지, 이럴거면 유학은 왜 보낸건지...
부모님의 의견: 가족이 같이 살아야 가족이지, 타향살이 하면 거의 못 본다
제가 늦둥이라 나이도 적으신 편이 아니시고, 누나도 결혼했으니 요즘 들어 자식들이 더 그리우신가 봅니다. 매주 전화도 드리고 가족끼리 북클럽 모임(줌)도 하지만 아무래도 같이 사는게 가족과 물리적, 심리적으로 가깝겠죠.
내 의견은?
가족과 같이 살 수 있으면 좋겠다만, 제가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어차피 부모님이랑은 같이 못 지냅니다. 저는 높은 확률로 서울에 정착할테고, 부모님은 지금 살고 계신 지방을 떠날 생각이 없으시더군요. 서울에서 본가나, 도쿄에서 본가나 이동시간은 2시간~2시간 반으로 비슷합니다. 물론 심리적인 거리는 서울이 훨씬 가깝겠죠.
그리고 한국에서 취업이 될지도 의문이고요. 지금 제가 졸업 후 보장 받은 근무 조건 및 회사의 규모를 포기하고 다시 한국 취준을 하기에는 일본과 한국은 취업 과정도, 난이도도 너무 다릅니다. 괜히 제가 한국 취준을 발만 담가보고 바로 노선을 튼게 아니에요. 졸업하고 지금과 비슷한 조건의 환경을 만들어내기에는 얼마나 걸릴지 보장을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건, 제 심리적 안정감입니다. 제가 외국인이라 그런점도 있겠지만, 여기 있으면 매우 편안한 느낌이 들어요. 한국에서 지내면서 뉴스를 안 봐도 온갖 부정적인 내용과 스트레스 유발제가 가득하단 말입니다. 외부 자극에 개의치 않는 편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희망 없다는 얘기만 들으면 제 심리상태도 타격을 받습니다. 지금도 방학 때마다 귀국하면 스트레스부터 받습니다: 사람들은 항상 화나있고, 이때다 싶어서 알고리즘은 갑자기 '한국이 망해가는 이유' 같은 영상이나 추천하고, 또 막상 들어보면 내가 평소에 생각하는 이유랑 똑같고...
최소한 여기 있으면 똑같이 망할지라도 마음은 편안하거든요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의견차이는 잘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2년만 일하다가 한국 오라고 하는게 어떻냐고 하시는데 그게 말처럼 쉬울리도 없고요.
설득을 해야 하는건지, 설득이 가능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젠. 뭐라고 말씀을 드리면 좋을까요? 정말 돌아가기 싫습니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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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렇게까지 말씀드렸는데도 완고하시다면 이제 설득하는건 매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 대신 아마 해드릴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자주 연락드리고, 찾아뵙고 해야겠죠. 그렇게 돌아가시기 싫은데 부모님 말씀 들으시고 돌아오셨을 때 들 수 있는 돌이킬 수 없는 원망감보단 지금 부모님이 좀 서운하게 여기실지언정 마음이 무거우시겠지만 본인이 원하는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르는 부모님의 실망은 감수하시되 앞서 말씀 드린대로 최대한 자주 찾아뵙고, 연락 드리는 것으로 달래드리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