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 유감
엊그제 속초로 2박3일 일정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속초 그리고 고성은 성수기를 피해 매년 혼자서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올 정도로 제가 좋아하는 곳인데, 그 여행의 핵심은 사찰방문과 현지맛집방문이죠.
곰치국, 대구탕, 오징어순대, 감자옹심이, 그리고 막국수와 제육 및 촌두부 등으로 식사를 한 후, 건봉사에 들려 경내를 한바퀴 산책하고 내려와 해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며 바다를 바라보는 것, 이 루틴이 제게는 최고의 힐링 중 하나입니다.
속초에 가면 항상 방문하는 두 개의 막국수집이 있는데, 그중 고성 가는 쪽 시골마을 안에 있는 막국수집에 오랜만에 점검차 들려보려 했으나 갑자기 내린 폭설로 인해 도처히 그곳까지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여 검색을 통해 가까운 곳에 괜찮은 막국수집이 있나 찾아보니, 꽤나 인지도가 높은 막국수집이 항구 바로 앞에 있더군요. 서울에도 분점이 있고, '들깨막국수'로 이곳 저곳에서 칭찬이 자자하길래 한 번 방문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재즈 음악이 흐르는 현대적인 실내분위기도 어색했지만, 음식 자체가 이건 뭐 거의 낙제점이더라구요, 제 입맛에는.
워낙 제 표정이 안좋으니, 함께 갔던 아내가 당신이 느끼는 맛은 도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그러냐고 제게 묻길래(막국수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아내는 그냥저냥 먹을만 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광화문 미진의 메밀국수 면에서 물기를 덜 빨아낸, 미끈덩한 식감의 메밀인지조차 의심스러운 면발에다가, 들기름 향을 살짝 뿌린 설탕물을 버무려서 내놓은 것 같다" 라고 대답해 줬죠.
곁들이로 주문이 가능했던 제육은, 부드러운 고기와 고소한 비계의 조화를 기대했건만 퍽퍽한 식감에 말라 비틀어진 상태라 도저히 끝까지 먹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뭐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나 방송 혹은 유튭에 올라온 영상들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만 다시 확인한 셈이 되었고, 다음에 날씨 좋을 때 혼자 와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제 산속의 막국수집과 엊그제 가지 못한 막국수집, 그리고 아내가 좋아하지 않아 가지 못했던 곰치국 집에 꼭 방문하겠다는 생각을 굳혔습니다. 아마 5월 첫 주 연휴 떄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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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막국수집이 혹시 백촌 막국수 아닌가요?
다른 곳이면 알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