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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국수 유감

Chris Mullin
7
  1670
Updated at 2025-03-19 11:51:15

엊그제 속초로 2박3일 일정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속초 그리고 고성은 성수기를 피해 매년 혼자서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올 정도로 제가 좋아하는 곳인데, 그 여행의 핵심은 사찰방문과 현지맛집방문이죠.

곰치국, 대구탕, 오징어순대, 감자옹심이, 그리고 막국수와 제육 및 촌두부 등으로 식사를 한 후, 건봉사에 들려 경내를 한바퀴 산책하고 내려와 해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며 바다를 바라보는 것, 이 루틴이 제게는 최고의 힐링 중 하나입니다.

 

속초에 가면 항상 방문하는 두 개의 막국수집이 있는데, 그중 고성 가는 쪽 시골마을 안에 있는 막국수집에 오랜만에 점검차 들려보려 했으나 갑자기 내린 폭설로 인해 도처히 그곳까지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여 검색을 통해 가까운 곳에 괜찮은 막국수집이 있나 찾아보니, 꽤나 인지도가 높은 막국수집이 항구 바로 앞에 있더군요. 서울에도 분점이 있고, '들깨막국수'로 이곳 저곳에서 칭찬이 자자하길래 한 번 방문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재즈 음악이 흐르는 현대적인 실내분위기도 어색했지만, 음식 자체가 이건 뭐 거의 낙제점이더라구요, 제 입맛에는. 

워낙 제 표정이 안좋으니, 함께 갔던 아내가 당신이 느끼는 맛은 도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그러냐고 제게 묻길래(막국수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아내는 그냥저냥 먹을만 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광화문 미진의 메밀국수 면에서 물기를 덜 빨아낸, 미끈덩한 식감의 메밀인지조차 의심스러운 면발에다가, 들기름 향을 살짝 뿌린 설탕물을 버무려서 내놓은 것 같다" 라고 대답해 줬죠.

 

곁들이로 주문이 가능했던 제육은, 부드러운 고기와 고소한 비계의 조화를 기대했건만 퍽퍽한 식감에 말라 비틀어진 상태라 도저히 끝까지 먹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뭐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나 방송 혹은 유튭에 올라온 영상들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만 다시 확인한 셈이 되었고, 다음에 날씨 좋을 때 혼자 와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제 산속의 막국수집과 엊그제 가지 못한 막국수집, 그리고 아내가 좋아하지 않아 가지 못했던 곰치국 집에 꼭 방문하겠다는 생각을 굳혔습니다. 아마 5월 첫 주 연휴 떄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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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Nick_D
2025-03-19 11:59:43

시골 막국수집이 혹시 백촌 막국수 아닌가요?

다른 곳이면 알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WR
Chris Mullin
2025-03-19 12:09:35

백촌막국수는 발길을 끊은지가 한참 되었습니다 ㅜㅜ

막국수는 개인의 호불호가 워낙 강한 영역이라 섣불리 추천드리기 망설여지기에, 제가 좋아하는 두 곳은 쪽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Nick_D
2025-03-19 12:34:53

감사합니다. 저도 13년 전부터 가던 곳인데.. 작년 여름에 가고 실망했습니다. 

디오니쏘스
2025-03-19 16:16:57

백촌 많이 바뀌었나 보군요. 예전에는 굉장히 맛있는 편이였는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1
2025-03-19 12:19:04

미디어에서 맛집이라고 소개한 곳 가서 실망한 적이 너무나 많네요..역시 발품입니다.

저도 단골집 궁금하네요..저도 왠만큼은 꿰고 있는데..

WR
Chris Mullin
2025-03-19 12:29:02

그렇죠, 역시 직접 먹는게 가장 정확한 것 같습니다.

제 단골집은 아마 디카프리오님도 아시는 곳일 것 같은데요, 가을에 송이육개장을 파는 곳입니다.

야외 정자에서 식사하는 운치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특히 이 집의 거친듯 하면서 부드러운, 메밀향이 적당히 느껴지는 면발과 새콤한 특유의 동치미, 특히 직접 짜내는 들기름을 워낙 좋아해서 속초에 가면 항상 가는 곳입니다. 

고기리 막국수가 들기름막국수로 유명해지기 이전에, 여길 가면 항상 곱배기 시켜서 면의 절반은 이 집 특유의 들기름과 간장을 둘러서 먹는게 제게는 최고의 들기름 막국수였습니다.

(검색해보니 시내에도 분점을 열었네요. 사실 가장 원하지 않았던 방향인데.... 자본주의가 최고이니 뭐 어쩔 수 있나 싶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다음에 더더욱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ㅜㅜ)

말론3세
2025-03-19 12:43:40

고기리막국수 분점은 검색해도 안 나오는데 생긴지 얼마 안 되었나요?.

혹시 그 분점이 장원막국수 분당점이라면 고기리막국수 분점은 아닐 겁니다. 그 쪽은 강원도 본점쪽이 체인화를 하면서 용인점의 유명세를 이용한 셈이고, 그것 때문에 갈수록 관계가 애매해지던 본점과 용인점이 완전히 틀어지면서 상호도 고기리막국수로 바꿨다고 알고 있습니다.

WR
Chris Mullin
2025-03-19 12:50:23

아, 윗글에 고기리 막국수를 언급한건 '제가 가는 그 집'이어서가 아니고 '들기름 막국수로 유명한 집'을 언급하면서 예시로 든 것이었습니다. 제가 글을 좀 헷갈리게 작성한 것 같습니다 ㅜㅜ 

말론3세
2025-03-19 12:37:43

들기름막국수와 들깨막국수가 또 다른 것이라는 것을 방금 알았습니다.

Kevin Durantula
Updated at 2025-03-19 12:50:51

찾아보고 남경막국수인걸 알고 놀랐네요. 원래 분점 이런거 없이 잠실 신천 시장에 조그맣게 가게 하나 있던 시절에 (10년도 더 전이네요) 진짜 맛있었는데... 들깨 막국수 이런 대중픽 메뉴 없고 딱 물/비빔/전병 세 가지 메뉴밖에 없었거든요. 당시 막국수 많이 좋아해서 강원도에도 많이 찾아다니고 했었는데 적어도 그 시절에는 남경이 면 하나만큼은 전국 막국수 탑이었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매체들에 소개되었었기도 했구요.) 사리 시키면 그냥 간장 양념만 살짝 한 사리랑 무절임만 먹어보라고 사장님이 말씀해주셔서 먹어보고 감탄했던 기억도 있고 진짜 자주 갔었는데 오늘 검색해보니 분점도 내고 메뉴들도 많이 다양해지고 바뀌었네요. (아무래도 위에 댓글처럼 자본주의가 최고라, 사장님도 돈 버시긴 해야하겠죠. 그래도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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