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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법.

thundersgo
33
  2299
2020-06-13 07:08:45

게시글은 처음 쓰는 것 같아요.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늘 따뜻한 댓글 남겨주시는 매니아에 찾아오게 되었네요. 제 동생은 17살이에요. 착하고 겁많고 먹던 간식을 뺏어도 순순히 내어주는 순둥이 같은 아이에요. 제가 중학교 때 와서 고등학교 대학교 잠시 유학 취업 결혼 이 모든 과정에서 제 곁을 한 시도 떠나지 않은 아이에요. 유학 갈 때도 데리고 갔을 정도로 강아지에게 극성이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나중에 강아지가 떠나게 될 때 제가 감당을 못 하지 않을까 걱정할정도로 그렇게 애틋하게 키웠는데. 이제 그 날이 오게 될 것 같아요.
신부전이 와서 한차례 회복은 했는데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고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요. 이 아이가 떠날 수 있다는 현실도 받아들인지 오래되지 않았어요. 제가 너무 울고불고 힘들어하니 친정식구와 남편도 점점 지쳐하더라구요. 사람이 우선이라고. 살만큼 살지 않았냐고. 맞아요..살만큼 살았어요. 근데도 아픈 아이를 바라보는 제 마음이 지옥이네요. 떠난다는건 받아들였지만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워요. 몇 달간 제 생활없이 아이 케어에 올인하느라 저도 지친 것 같아요. 몸은 괜찮아요. 얼마든지. 그런데 정신이 병들어가는 것 같아요..신부전은 귀족병이라 부를 정도로 보호자를 시녀만드는 정말 피가 마르는 병이에요.
제가 무너지면 아이가 더 힘들거라서 그간 꾸역꾸역 버텨왔는데 오늘은 정말 힘이 드네요.
저희 강아지 제 옆에 오래 있는 건 이제 욕심이고 마지막이 힘들지 않게 편하게 떠날 수 있기를 제 마음이 그 과정에서 굳건할 수 있기를..


15
댓글
스즈키 유카짱
3
2020-06-13 07:13:19

준비되었다 생각해도 마지막은 항상 갑작스레 다가오더라구요. 위로밖에 드릴 수가 없네요.

WR
thundersgo
1
2020-06-14 04:01:05

위로 감사합니다..

...ㄱㄱ
2020-06-13 07:17:33

집착하지 않으면 상처가 덜합니다 우울증 겪으면서 책도보고 생각도 좀 많이 해봤는데 몰입할수록 심해지는게 감정이더군요 다른걸 찾아보세요 집중할수있는걸로

BADBOYS!
3
2020-06-13 07:25:34

재작년말에 우리집 강아지도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막내동생처럼 키우던 녀석이라 온가족이 슬픔에 잠겼죠. 말로만 듣던 펫로스 증후군을 겪어보니 생각보다 힘들더라구요. 저희 어머니는 하늘나라로 간 강아지가 엄마강아지를 만나서 행복하길 기도하며 슬픔을 덜어내셨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어찌어찌 이겨내게 되더라구요. 쉽지 않으시겠지만 좋은 면을 보도록 노력하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WR
thundersgo
2020-06-14 04:02:06

네. 이제는 편하게 가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

[PHX]Nash
6
2020-06-13 07:32:22

예전에 썼던 글인데 아프기시작했을때부터 그 과정이 그시간들이 너무느껴져서 다시 생각나네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지극히 개인적인 글입니다 아래 안락사글을 본 후 생각이나서 새벽에 기억을 더듬어 적어봅니다 평어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15년 7월 17일.  아직도 기억이 난다. 3월. 재밌게 산책후 샤워하고 제대로 털을 안말려서인지  몇일동안 켁켁이던 너는  어느순간부터 계속 켁켁거리고는 했었지.  그때 바로 병원을 데려갔어야했는데 일때문에 시간이 너무 안맞는다는 핑계로 하루이틀 미뤘던게 너무 후회했었어. 5월이 되서야찾은 병원에서는  엑스레이사진을 보여주며 너무 힘든말을했었지 너무나도 작은 너이기에 수술을 하더라도 깨어날수있을지, 회복이 될수있을지 장담못하던 그 선생님이 그렇게 원망스러울수가없었어 그렇게 너의 아픔을 덜어줄 약들을 한아름 받아오던길에  사람들이 쳐다보던말던 눈물을 멈출 수가없었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쪽 귀가 찢긴채 덜덜 떨던 작은 너를 데려오고 전 주인의 학대때문인지 벨트풀르는소리에 무서워하던 너를 안아주며 달래고 맛있는 음식들먹고있으면  옆에와서 재롱피우며 우리가족을 웃게하던 그런 너였는데 그런 너를 너무 아끼고 자랑해서 주위에서 오빠라고할정도였는데 그런 너였는데 그런 너를 위해 해줄수있는게 없어서 눈물이 멈추지가않더라 내가 너를 더 보기위해서  너무 힘든 수술을 깨어날수있을지, 회복할수있을지도 모를 수술을 감히 나만의 감정으로, 생각으로 너를 아프게하는게 아닐까 생각이들더라 주위에서는 원래 버려진 아이였다가 너를 만나서 행복한 삶을 살았던거라고 너도 잘 알고 고마워할꺼라고 얘기들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어 그래도 이게 맞는거같아 수술을 받지않기로 결심했지 매일매일 집에오면 너가 뒤집어놓은 쓰레기통 날보며 반가워서, 너무좋아서 오줌까지지리고 기침을하다못해 숨도못쉴듯이 점점 상태가 안좋아지는 너를 보면서  매일 힘들어하던 너를 안아주고싶었지만 너는 그렇게좋아하던 내 품으로, 우리 품으로 절대 오지않았지 아픈 자신을 알기에 피하는 너를 보며 더 힘들어하던 어느날 늦은밤까지 이어진 일을 마치고 너무 피곤해하며 온 집 씻지도못하고 침대에 누운 나를 따라 너는 조용히와서 내옆에 누웠지 나를 보며 아프지않던 그때처럼 그 맑은 눈으로 나를 한동안바라보며 내 품에있었지 너무피곤해서 자고싶던 나는 너를 침대아래로 내려놓고 문을 닫았지 그때 그 눈 그 표정 아직도 잊을수가없다 말소리에 부시시일어나보니 너는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혼자 베란다에 누워 조용히 떠나갔더라 어느정도 마음으로 준비한다했었지만 그렇게 떠나간 너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아픈 모습 안보이려했던 너가,  너의 몸이, 따뜻했던 너가 점점 차갑게, 딱딱하게 굳어져가는것을 두손으로 느끼며 얼마나 울었는지모르겠다 너에게 편지를 쓰고 편지와 함께 너를 넣고 화장을 부탁하고오는길 그해 연말까지는 너무 힘들어 주위사람들이 걱정할 정도였지 내 사랑. 내 동생아 잘지내고있지? 어느곳을가던 너와 비슷한 강아지들을 볼때마다 모든 반려동물들을 볼때마다 너 생각이 불쑥 불쑥 난다. 지금은 괜찮아졌다생각했는데 오늘, 갑자기 너가 너무 그립다 내방 침대서, 우리집에서, 같이 여행가서 함께한 그 모든 순간들 너무 고맙고 사랑해 보고싶다

에타
1
2020-06-13 07:44:54

한마디 한마디...

다 아주 많이 공감합니다.

저도 17년 함께한 저의 여동생을 

지난 4월2일에 보내주고 왔습니다.

캡사이신커리
2020-06-13 09:02:50

반려동물도 안키우는데도 글썽이게 되네요. 행복했을거라 믿습니다..

에타
1
2020-06-13 07:48:26

힘드실꺼에요...

하아...저도 이번년 4월2일에 17년을 함께 잠을자던 제새끼를 

하늘나라로 보내 주었습니다.

 

괜찮은줄 알았는데...

또 이글보니 참...너무 보고 싶네요...

왼손이 저려와요...

 

괜찮으실껀데

가끔이렇게 많이 그릴울때가 있을꺼에요.

마음의 준비하면 뭐하나요...참...

그냥 지금부터 매순간 이뻐해주세요...

그러면 정말 행복할꺼에요.  강아지와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법.

 

죄송합니다.  힘내시라고 글쓰고 싶었는데...

죄송합니다.   

[NYK] 잡화
1
2020-06-13 08:13:14

15살 식구를 어쩔 수 없이 안락사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 집에 데려올 적부터 덮어주었던 담요를 덮어주고,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 품에 안겨서, 가족 모두한테 둘러쌓여서, 동물병원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빛을 받으면서 잠들듯 편안하게 갔어요.

물론 무척 슬펐지만, 반면 '내가 과연 저만큼 행복한 형태로 죽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면서 묘하게 부러운 마음도 생기더라구요.

저는 첫 만남부터 헤어짐까지를 함께 해야 비로소 '강아지를 한마리 키웠다' 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Hou]어떤날
1
2020-06-13 08:29:44

저는 보낸지 4년 된 강아지 생각에 아직도 가끔 눈물이 납니다. 가족을 보내는게 쉬운 일이 아니지요. 천수를 누렸디고해도 그렇습니다. 위로를 드립니다. 아프지않게 떠나길 바랍니다.

귀한농구
1
2020-06-13 10:57:43

kd님 많이 많이 힘드실것같습니다. 그리고 더 힘드실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인걸요. 저는 저희집 강아지에게 부모님도 해주지 못했었던 저의 사춘기의 방황을 얘기하고 위로받았습니다. 당연히 제 이야기를 듣고 아무 대답도 해주지않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울고있는 제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그것만으로도 정말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kd님이 힘들었던 순간들 함께있었기에 얼마나 큰 위로가 됐을것이고 행복한 순간들은 동생분이있었기에 더 행복했을것입니다. 참 강아지들은 너무 얄미운것 같아요. 나는 해준것없이 받기만하다 이제야 뭘 좀 해줄수있을것같은데.. 죽어가는 순간 그렇게 아무런 미련도 후회도 없는 표정을 하다가 가더라고요. kd님 정말 큰 후회가 남을것이고 정말 큰 미련도 남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에게 남은 이 미련과 후회를 동생분이 알고 걱정하지 못하도록 늘 웃어주는것은 우리가 할수있는 방법중 하나가 아닐까요? 슬픈 감정 백번 이해하지만 많이 웃어주시고 많이 쓰다듬어주시고 많이 행복해해주세요. 너가 나의 가족이라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과 표정으로 표현해주시면 동생분도 참 행복해하며 여생을 준비할수있을거라 감히 말씀드립니다..!

James Baxter
1
2020-06-13 11:30:21

어렸을 때부터 데려와서 계속 키우던 개가 제가 증학교 때 새끼를 낳다가 죽었고 그 새끼 두마리 중에 한마리는 계속 키워서 다 커서 죽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개가 죽기전에 동생 때문에 다른 개를 사왔구요. 지금도 그렇지만 개를 키우면 가족이라 생각하지만 개는 개라고 생각했었고 그게 어느정도 떠나보내는데 덜 힘들지 않게 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개는 어미개가 놓고 바로 죽어서 젖도 못먹을 상태라 가족이 24시간으로 돌아가며 체크하고 젖주고 살려낸 개라 가족 모두 애정이 남 달랐습니다. 저도 커서 성인이 되고 일 때문에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는데도, 그 개가 생각나서 집에 간 적도 여러번 이었거든요. 개가 15살 정도에 죽었는데 죽기 몇 년전 부터 벡내장에 복부에 종양이 만져지고 뒷발도 부자연 스러워지고 걷는 것도 힘들어해서 만나면 그저 안고 스다듬는게 다 였습니다. 병원에서도 종양제거 하다가 수술 후 못깨어 날 듯하니 그저 편안하게 해주라고 하는게 다 였습니다. 집에 가면 눈도 잘 안보이는데도 어찌 나를 알아보고 나와준다는 것이 고마왔었네요. 가끔씩 죽기전에 안고 시간을 보내던 기억도 납니다. 죽어서 부모님댁 앞마당 나무 아래에 묻어줬구요. 부모님과 동생은 다른 어린 개를 돌보느라 그다지 추억하지 않는 것 같구요. 그 어렸던 개도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또 다른 개를 동생이 데려와 키우십니다. 예전에 일본영화 중에 제목이 "개 이야기"던가 하고 옴니버스식 에피소드로 되어있는데, 마지막 마리모라는 개를 키우던 주인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 번 찾아서 보시면 좋으실 것 같아요.

[MEM]#2_Morant
1
2020-06-13 14:06:57

작년 12월 저도 17년 함께한 제 동생을 안락사로 보내주었습니다. 지난글보심 알거에요. 저 역시 매니아에서 많은 위로를 받고 슬픔을 이겨냈습니다. 하늘에서 다시 만난다잖아요. 힘내시고, 잠시 이별이라 여기시면 좋을거 같아요. 동생에게 고마웠다 사랑한다는말 많이많이 해주시길.

[Hou]어떤날
2020-06-14 07: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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