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법.
게시글은 처음 쓰는 것 같아요.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늘 따뜻한 댓글 남겨주시는 매니아에 찾아오게 되었네요. 제 동생은 17살이에요. 착하고 겁많고 먹던 간식을 뺏어도 순순히 내어주는 순둥이 같은 아이에요. 제가 중학교 때 와서 고등학교 대학교 잠시 유학 취업 결혼 이 모든 과정에서 제 곁을 한 시도 떠나지 않은 아이에요. 유학 갈 때도 데리고 갔을 정도로 강아지에게 극성이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나중에 강아지가 떠나게 될 때 제가 감당을 못 하지 않을까 걱정할정도로 그렇게 애틋하게 키웠는데. 이제 그 날이 오게 될 것 같아요.
신부전이 와서 한차례 회복은 했는데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고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요. 이 아이가 떠날 수 있다는 현실도 받아들인지 오래되지 않았어요. 제가 너무 울고불고 힘들어하니 친정식구와 남편도 점점 지쳐하더라구요. 사람이 우선이라고. 살만큼 살지 않았냐고. 맞아요..살만큼 살았어요. 근데도 아픈 아이를 바라보는 제 마음이 지옥이네요. 떠난다는건 받아들였지만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워요. 몇 달간 제 생활없이 아이 케어에 올인하느라 저도 지친 것 같아요. 몸은 괜찮아요. 얼마든지. 그런데 정신이 병들어가는 것 같아요..신부전은 귀족병이라 부를 정도로 보호자를 시녀만드는 정말 피가 마르는 병이에요.
제가 무너지면 아이가 더 힘들거라서 그간 꾸역꾸역 버텨왔는데 오늘은 정말 힘이 드네요.
저희 강아지 제 옆에 오래 있는 건 이제 욕심이고 마지막이 힘들지 않게 편하게 떠날 수 있기를 제 마음이 그 과정에서 굳건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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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었다 생각해도 마지막은 항상 갑작스레 다가오더라구요. 위로밖에 드릴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