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후기
<남산의 부장들>은 동명의 르포를 바탕으로 해 제작한 영화입니다. 실제 르포의 내용을 읽어보진 않았으나, 영화는 실제 사건과는 다르게 어느 정도의 각색을 거쳤으니, 아무래도 르포의 이름을 달고 연재한 글과는 조금 다르게 전개되었겠지요.
하지만, 르포 기반의 영화라 그런지 영화 자체의 톤은 굉장히 건조하고 담담합니다. 끝끝내 터져버리고 -또 터져버릴 거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지만 - 터지기 직전까지의 영화의 톤이 굉장히 건조하게 진행됩니다. 영화상의 가장 인상적인 구도를 두 개만 뽑아보라면 아마도 많은 분들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와 클로즈업을 뽑으실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가까이서 바라보면서 인물의 감정을 끌어내고도 툭 어느 순간 전지적 시점에서 상황을 바라보게 됩니다.
두 번째 영화의 특징은 중립성입니다. 실제 사건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추가적으로 붙어있고, 이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 논쟁이 될만한 부분들이 존재한다고 들었는데 영화만 놓고 보았을 때는 그런 논쟁을 일으킬만한 부분들이 잘려나가 있습니다. 갈등 구조를 굳이 사족을 달아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논란이 될만한 부분들도 제거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연기입니다. 이성민 배우는 진짜로 '그 사람'을 닮았다고 느낄만한 분장과 연기를 선보였고, 순간순간 흔들리고 휘청이는 캐릭터를 이병헌 배우의 연기가 잘 살려냈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나 후반부 사건 장면에서의 롱테이크를 끌고 나가는 배우의 힘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어쩌면 영화가 하나의 사건을 영화화했다고 말하기보단 어느 정도 배경에 깔고 장르 영화로 치환한 느낌이 다분했습니다. 좋든 나쁘든 어떤 논란을 피하는데 적절한 처신이기도 하고, 냉담하고 건조하게 그려낸 배경 위에서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영화가 아니었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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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과는 별개로 영화를 보면서 전국시대 혼노지의 변도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