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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과 신체의 관계 - 머리도 신체다

K2
12
  1517
2017-04-16 05: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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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많이들 잊고 있는 것 같은데 머리도 신체 기관입니다. 머리, 정확히 두뇌는 흡사 신체 기관이 아닌 것처럼 잊고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아서 가늘어지는 팔다리, 창백해지는 피부, 비대해지는 배와 늘어나는 체중에는 민감하면서도 본인의 두뇌를 단련하지 않아 가면 갈수록 약해진다는 생각은 의외로 하지 못합니다. 눈에 보이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쉽게 자각하기 어려운 면은 있을 겁니다. 허나, 두뇌도 안 쓰면 분명 약해집니다.
두뇌도 신체와 똑같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늙습니다. 늙는다는 것은 곧 약해진다는 것, 이미 사회 곳곳에서 '나이를 먹으면 현명해진다.'는 말은 논파되고 있습니다.


앞선 글에서 근력, 힘이라는 카테고리는 신체 능력 중 가장 늦게까지 유지된다고 했습니다. 두뇌도 똑같다고 봅니다. 육체 노동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40-50대가 되어서도 오히려 경험과 요령이 뒷받침되어 생생한 20대보다 더 강한 근력을 자랑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두뇌도 생각하는 힘 자체는 오랫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업무적인 부분 등 본인이 업으로 삼는 분야에서는 젊은 사람들보다 강대한 지력을 발휘하는 일은 적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이 경우도 경험이 뒷받침되어 젊은 신입들보다 더 나은 부분을 보이는 일이 많을 겁니다.


허나 두뇌도 나이를 먹으며 유연성은 확실히 떨어집니다. 두뇌에서 유연성이란 무엇이냐? 자기 생각과 다른 것들을 얼마나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에 대한 이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떨어집니다. 자기 분야에서는 쇠퇴하지 않은 지력을 자랑하되, 자신의 프로세스와는 다른 방법을 들고 오면 버럭 화를 내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상사가 바로 떨어진 두뇌 유연성의 단적인 예입니다. 두뇌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과정이 바로 소위 '꼰대'가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유연성은 근력보다도 더 타고나는 부분이 많은 영역이라 앞선 글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두뇌 유연성도 그렇다고 봅니다. 새로운 영역을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활력 넘치는 60대를 만날 수도 있는 반면, 이미 10대 때도 얘는 자기 영역 밖으로는 한발도 딛으려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는 어린 꼰대를 보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어쨌든, 두뇌의 유연성이야말로 노력으로 다지지 않으면 금세 떨어져서 자기도 모르는 새 꼰대가 되어갑니다.



마지막으로 신체 능력의 카테고리 중 회복력이 남았습니다. 공자님은 불치하문不恥下問을 말씀하셨습니다. 아랫 사람에게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말라는 이 말이야말로 두뇌의 회복력에 대해 멋지게 비유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이가 어릴 때라면 타자와 의견이 충돌했을 때, 그리고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비교적 쉽게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영역을 받아들여 본인의 의견을 보충하고 고칩니다. 이것이 회복력입니다. 헌데 나이가 들어 회복력이 떨어지면 자신의 생각을 고치고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럴 때 이제 '어린 놈이 버르장머리 없이 대든다.'느니 '뭣도 모르는 놈이 까분다.'느니 하며 옳은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고 밀어내게 됩니다.
사람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되, 세상은 계속 변하며, 그것도 가면 갈수록 빠르게 변하니 그때는 옳았어도 지금은 틀려져버리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회복력이 줄어들면 새로운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세계를 회복시키는 힘이 약해집니다. 그렇게 꼰대가 됩니다.


그럼 두뇌는 어떻게 단련하느냐? 독서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옛 성현들부터 현재의 석학들까지 한명도 빠짐없이 독서를 강조한 이유가 두뇌를 단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독서이기 때문입니다.
위에 유연성과 회복력은 자신의 세계와 다른 세계를 만났을 때 수용하고 인정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즉, 다른 세계를 계속 만나 자기 세계를 끊임없이 자극할 수 있다면 그게 두뇌의 단련입니다. 여행으로도 가능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 만나는 것으로도 두뇌를 단련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허나 계속 여행이 가능할 정도의 재력을 가진 사람은 드물고 새로운 사람을 계속 만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빅데이터에 의해 밝혀진 바, 현대인의 생활 영역은 반경 10km를 벗어나는 경우가 없다고 하죠. 결국 독서가 가장 쉬운 두뇌 단련법인 이유는, 그냥 앉은 자리에서 책만 펴면 그동안 자신이 알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르브론의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안 보이는 강대한 육체도 세월의 철퇴 앞에서는 언젠가 약해질 것이듯, 채현국 옹처럼 강하고 유연한 두뇌를 타고난 분이 아니라면 단련하지 않고서야 어르신 칭호보다는 낫살 먹은 꼰대라는 비아냥을 들을 일만 남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노인네들 때문에 못 견디겠다는 말이 터져나오는 이유는 한국인의 독서량이 세계 최하위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출세 라는 것에 맞춰져 정작 평생 진짜 공부工夫를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문제는, 지금도 교육의 방향이 독서를 유도하는 것과는 크게 거리가 있다는 겁니다. 정책을 정하는 사람들도 진짜 교육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모르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도 독서량은 줄어들고만 있을 뿐, 늘어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 말은,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분들도 독서는 안 한다는 뜻일 겁니다.

아마 매니아를 드나드는 분들은 분명 '청년'이라 연령대의 사람들일 겁니다. 지금은 젊음이 주는 아름다운 육체와 힘을 뽐내고 계시겠지만, 계속 아무 단련 없이 나이를 먹어가도 꼰대 소리 안 듣고 젊음의 광체를 유지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5
댓글
랜디신혜
1
Updated at 2017-04-16 05:47:00

세월과 신체의 관계 - 머리도 신체다대학 때는 독서랑 논문 읽는 게 일이었는데 어느덧 저도...이제부터라도 책 좀 읽어야겠네요.

규정위반시무톰보삭제
2017-04-16 05:49:07

매니아에서라도 이런 글을 보고 경각심을 가지게 된 게 다행이죠... 독서합시다!

스티글리츠
1
2017-04-16 06:18:17

젊었을 때 지혜가 있다면, 나이 들어서 이 있다면…….

체셔고양이
2017-04-16 07:03:18

요새는 인터넷이 있죠. 인터넷으로 위키피아만 봐도 독서의 일부분이 대체된다고 봅니다. 물론 독서는 꾸쭌히 해야하죠. 요새는 조선왕조실록도 인터넷으로 서비스 되는 시대죠. 아 느바매니아도 있네요

디오니쏘스
2017-04-16 10:00:24

독서가 싫고 재미가 없다면...., 저는 작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음식이 맛이 없으면 셰프의 책임인것과 같죠. 세상에는 다양한 연령층이 있고, 이해력 역시 천차만별 입니다. 다양한 연령층과 이해력에 맞춰진, 그리고 뛰어난 필력을 지닌 작가들이 늘어난다면 독서량은 분명 늘어날거라 생각합니다. 재미없는걸 보라고 하고, 하기 싫은걸 하라고 하면 대개 아무리 좋은것도 기피하기 마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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