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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영향력이 가장 큰 나라는 러시아 아닐까요?

Seeeh
  833
Updated at 2025-03-15 17:09:47

땅덩이도 무지막지하게 크고 전쟁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일으켰음에도 러시아 국민들의 푸틴에 대한

신뢰? 충성심?은 상당해 보입니다.

그냥 국민들이 가난하거나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디서 본 투표에서는 러시아 여성들이 가장

결혼하고 싶은 남자 1위가 푸틴이더라고요ㅋㅋㅋ

러시아 지인들이 있어 대한민국 계엄사태에 대해 

얘기를 해본적이 있는데 아예 이해 자체를 못하더군요

그런걸로 왜 대통령이 체포돼?

대통령이면 약간의 범법(대표적으로 불법 재산 축적)을 왜못해? 같은 반응이더라고요.

하긴 푸틴을 비판하거나 떠오르는 반대세력은

쥐도새도모르게 처리해버리기도 하는데 계엄쯤이야 싶기도 했네요ㅋㅋ..

7
댓글
랄랄라NBA
2025-03-15 17:04:35

제 한국 러시아 친구는 권력자가 함부로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는거에 대해 이렇게 단죄를 할 수 있다는게 정말 놀랍고 대단하다. 한국 사랑한다. 이러던데

WR
Seeeh
2025-03-15 17:06:32

한국화(?)가 약간 되신 분이라서 그런걸까요?

제 지인들은 러시아에서 만나서 한국에 대해선 자세히

모르는 친구들이라ㅎㅎㅎ

랄랄라NBA
2025-03-15 17:07:29

그럴 수 있을거 같아요. 한국찬양하시는 분입니다. 

러시아에선 밤에 나가는거 꿈도 못꾼다고 하더라고요

D10SExiste
10
Updated at 2025-03-15 19:33:40

러시아의 역사를 보면 항상 그 이미지에 비해 몹시 허술해요. 그냥 끝도 없이 넓은데 인구는 서부에 대부분 있는데다, 그것도 서유럽에 비하면 훨씬 드문드문하고요. 기후가 좋으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중앙 말 안듣는 곳도 많고, 뻑 하면 체첸 때처럼 분리주의가 터져나오거나, 차르 시대처럼 반란이 일어납니다. 그 뿐 아니라, 개발도 쉽지가 않아요. 아직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난방도 잘 안 되는데서 살기도 합니다. 전근대적인 것들이 많아요.

그러다보니 그냥 가장 1차적인 욕구들, 밥 먹고, 잠 자고 이런 거 채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냥 질서 잡기도 어렵습니다. 질서를 감시하거나 관리할 인력 자체가 부족합니다. 등질화되기 어려운 거대한 땅덩이에서 자기들끼리 대충대충 사는 걸 등질화시키려면 공권력이 극도로 권위적이고 위엄을 과시해야 하기 마련이고요. 공권력이 독점한 폭력 자체의 수위는 높은데 그걸 채워줄 공권력의 밀도는 낮습니다. 위에서 가끔 순찰 돌 때만 반짝 서류 좀 조작하고, 나머지는 동네에서 시장이나 지역 사업가 등 힘깨나 쓰는 사람들이 알아서 해먹습니다. (이건 미국도 그래요. 되게 합리적일 거 같은데, 막상 동부 몇몇 도시 말고는 대부분 인맥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니 이른바 '러시아'스러운, 길에서 시비 붙으면 쌈박질하고 주먹질하고, 시민끼리 싸움나면 경찰이 심판봐주는 그런 상황이 나옵니다.

게다가 땅은 좀 넓고 자원은 조금 많나요. 이러니 그냥 역사적으로 외세가 심심하면 쳐들어옵니다. 물론 땅이 워낙에 넓어서 들어왔다 제 풀에 지쳐 박살이 나는 경우가 더 많지만요. 스탈린이 이런 말을 한 적 있습니다. "속도를 늦추면 뒤떨어집니다. 그리고 뒤떨어지면 패합니다. (...) 여러분은 혁명 전의 시인이 한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너는 비참하다, 너는 풍요롭다, 너는 강력하다, 너는 무력하다, 나의 조국 러시아여."

그래서 그냥 공권력이 전제적이고 강력한 권위주의 통치자가 있는 경우에 그걸 가장 수용할만한 상황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러시아의 황금기가 도래하는 경우, 대개 극도로 전제적이고 폭력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반뇌제, 예카테리나, 표트르 대제, 스탈린... 러시아의 전성기는 곧 폭군 혹은 권위주의 독재자입니다.

그리고 이 권위를 과시하기 위한 '상징 정치'가 대두됩니다. 무슨 말이냐면 대형 초상화, 강력한 열병식, 우주 로켓 발사, 이런 것들로 자신들의 권위를 강조할 때에야 어느 정도 국민들이 자기가 보호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즉 자기들의 형편없는 생활을 '뽕'으로 채우지요.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는 '바츄시카'라고 아버지같이 엄하고 무뚝뚝하지만 규율이 강하고 나를 지켜주는 사람입니다.

러시아 사람들에게 민주주의란 매우 효능감이 낮은 체제입니다. 권력을 감시할 사람도 적고, 그걸 양성할 공무원도 적고, 땅은 끝도 없이 넓고, 그런 상황에서 지방자치 하라고 풀어주면 동네 경찰서장이 깡패되며, 공무원이 하루아침에 공기업 사장되는 그런 구조입니다. 비누 사려면 줄 서야하고, 청바지를 못 입는 것에 화가 나서 소련 무너뜨리고 자본주의에 다당제 민주주의를 했는데, 그렇게 막상 다당제 민주주의 해버리니 비누 사려고 줄 좀 서는 정도가 아니라 하루 아침에 전국민이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고 쓰레기통 뒤지다 굶어죽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석유 가스가 쏟아지고 제철소도 크고 조선소도 크고 식량도 많이 나고 보크사이트, 금, 구리, 다이아몬드, 우라늄, 니켈, 납, 바나듐, 코발트, 황, 안 나는 광물이 없는 나라에서요.

스탈린이 러시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 중 하나인데, 이 사람이 보여준 어마어마한 폭력성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권위로 나라를 초강대국으로 만든 것(흔히 '나무 쟁기와 말로 농사짓던 러시아에 핵 미사일을 쏘게 만들었다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사치를 안 한 것, 이 두 가지 때문입니다. 이 두 개를 모두 충족시키면 역대 최고 지도자고, 둘 중 하나만 지켜도 나름 괜찮고, 둘 다 안지키는 놈들이 대부분인... 그런 나랍니다.

 

나발니같은 사람이 자유주의를 얘기했는데, 그 나발니조차 '국뽕' 좋아하고 외국인 노동자 싫어했어요.

에볼루션
Updated at 2025-03-15 22:24:23

설명 알기쉽게 감사합니다.

이렇게 보면 고르비와 엘친은 소비에트를 망친 주범이겠군요. 아이러니 하게도

하지만 메탈리카 모스크바 라이브는 역사에

남을 공연입니다. 응???

WR
Seeeh
1
Updated at 2025-03-15 23:32:01

방대한 지식과 훌륭한 답변에 아침부터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는 전공자였어서 더 재미있게

읽었는데 러시아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도 되게

재밌게 읽었을 것 같네요.

허술하고 부패한 행정 얘기하니까 대학생 때 

러시아에서 살았을 때 집 구한지 몇개월이 지나서

주택신고 문제로 경찰서로 끌고 가더니 뒷돈 20만원 주니까 갑자기 신고 안해도 된다면서 좋은 밤 되라고 보내줬던 일이 생각이 나네요.ㅎㅎㅎ

블랙썬더행복한버터
2025-03-16 00:22:45

설명을 너무 잘해주셔서 이해가 잘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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