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잘 가는게 인생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봅니다.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다니던 중학교는 한 반에 남자 30명, 여자 30명이었는데,
연락이 닿는 여자애들은 없었고, 남자애들만 열 명 정도 나왔습니다.
공부 잘 하던 친구부터, 대놓고 못하던 친구까지 골고루 모였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들 결혼해서 애 낳고 잘 살고있습니다.
물론 그 중 공부 잘 하던 친구는 큰 회사에서 제법 그럴듯한 부서에 다니고 있고,
저처럼 작은 회사 다니는 친구도 있고, 차이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다들 잘 살고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날, 저녁 식사를 하다가 아들에게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아빠가 친구들을 오랫만에 만났는데, 공부를 비교적 잘하던 친구나 못하던 친구나 다들 사는거 보면 그렇게 크게 차이는 안나더라. 너도 성적 안나온다고 인생 끝나는 거 아니니까 너무 결과에 스트레스 받지 마. 니가 무언가를 하겠다고 목표를 잡고 열심히 하는게 중요한거지,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사람들이란 다 여러 방식으로 살아나가는 것 같아.
이제 중학교 1학년인 아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 저녁식사를 하는데, 아내가,
수능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들을 봤는데, 보면서 눈물이 나더라고 하더군요.
고생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기분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5년 뒤면 우리 아들도 수능을 볼거라는 생각에 더 울컥했대요.
뭐, 아직 5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그런 생각을 해.
라고 말했지만, 생각해보면, 얘가 9살이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
하여간 애한테 공부하겠다는 욕심이 없는건 아니어서 공부는 시키고 있는데, 아빠로써 무슨 비전을 제시해줘야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얼마전에는 모 글로벌 회사의 한국 연구소 이사님과 얘기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서울대 나온 신입사원과 외국대학(아마 미국이었겠죠) 나온 신입사원과 얘기를 해보면 차이가 너무 난다고 하시더라구요. 과제를 줬을 때의 대처방식 등에서요. 자세히 물으면 실례일 것 같아서 묻지는 않았지만, 아마 우리나라의 교육 정책에대한 비판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이 정책을 부정하는게 과연 이득인가? 하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습니다.
이 교육정책이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외국으로 아이를 유학보낸 주위 사람들을 보면서, 저는 그럴 돈이 없어서 보내지도 못하지만, 과연 저게 저 아이의 인생의 행복에 얼마나 유리한 일인가 하는 생각도 안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국 처음올 돌아올 수 밖에 없더라구요.
공부를 잘 해서 좋은 대학에 간 친구들과, 그만저만한 대학에 간 친구들 사이에 삶에 대한 행복의 차이가 얼마나 있을까? 그건 아무래도 알기 힘들겠죠. 일단 겉으로는 그렇게까지 큰 차이는 없어보이는데 말입니다.(물론 속은 아무도 모르겠지만요.)
저는 막연하게, 사람이 책 좀 읽으면서 살고, 맛있는 것도 먹고, 같이 있으면 행복한 사람들과 함께 하며 사는게 행복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있습니다.
그냥 수능 끝난 다음날 아침에,
중학교 1학년 아빠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직 저에겐 남의 얘기처럼 느껴지는데, 제 아내 입장에선 남의 이아기가 아닌 곧 다가올 미래더라구요.
수능 보신 모든 수험생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계급과 계층이 점점 더 곤고해지는 것 같은 한국 사회지만, 행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얘기도 있잖아요.
시험 점수만이 결과는 아니겠지요. 좀 쉬시면서 마음의 안정도 찾으시고, 인생에 있어서 좋은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뜬금없이 행복은 그리 멀지않아~ 하는 가사가 생각나서 듀스의 고고고를 같이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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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어린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가는 내용이 많네요. 솔직히 일부의 정말 똑똑한 학생들 제외하면 그렇게 차이는 나지 않는다고 봐요. 그런데 심리적인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간 학생들은 성취감, 자부심이 있어서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는 것 같네요.